끄적이다

비 쏟아지는 날..

suyounya 2010. 7. 17. 14:19

엄청나게 쏟아진다.

어제 또 엄마한테 적금을 털렸다.
내가 목돈만 만들어 놓으면 어김없이 냄새를 맡고선 가져간다.
이젠 손으로 셀 수도 없다.

뿌듯했던 통장이 단 하루의 기쁨으로 끝나고..
텅~비어버린 통장으로 인해서 다시 알바 대타를 나왔다.
너무 힘들어서 다신 안한다 해놓곤..

버스 한번으로 올수 있지만,
정류장이 사람의 왕래가 거의 없는 잠실대교전망대역이라 버스가 정차없이 그냥 지나치거나 벨을 누르면
운전기사아저씨가 큰 소리로 묻곤 한다.
'전망대에서 내려요?'
그러면 버스 안의 모든 사람들이 쳐다본다. 민망하게스리..

오늘은 비까지 엄청스레 쏟아짐으로 나조차도 민망해서
운전기사아저씨한테 가서 조용히 전망대역에서 내려달라하고 뒷문으로 가서 내리는데..
역시나 사람들이 비오는 날 한강에 무슨 볼 일일까? 하는 표정으로 바라본다.

걷는데 비가 내려 물이 여기저기 고여있어 신발이 완전 젖어버리고,
너무 많이 내려 급기야는 우산 안에도 비가 새서 손잡이를 타고 줄줄 흘러내린다.

사람이 없을 줄 알았는데,
어떤 아저씨 비 맞으면서 조깅하고 있다.
우비를 입으신 것도 아니고 모자를 쓴 것도 아니고 그냥 비를 주룩주룩 맞으면서 조깅복을 입으시고 뛰고계신다.

이건 운동 중독이다.... 란 생각이 들었다.

어떤 아저씨 900원 생수를 사서 차를 타고 가시더니만,
한참 후에 다시 오신다.
물을 먹은 건 아닌 것 같은데, 뚜껑이 뜯어져 있다한다.
그래서 바꿔 가시라고 했는데, 대단하신 것 같다.
여기가 자동차로는 나갔다 들어올려면 좀 많이 돌다가 들어와야 하는 곳인데..

강에는 무섭지도 않는지 레져를 즐기는 세척의 배가 떠 있다.
작은 배에 돛하난 달린.. 이름이 생각나질 않는다.

손님이 없으니 지루하다.
한참 지난 것 같은데 아직 2시 조금 지났을 뿐이고,
여전히 신발은 축축하고..
할 것도 할 수 있는 것도 없고,
밖의 그레이톤의 세상은 우울하기만 하다.

비는 그칠 생각이 없는 것 같은데,
한강에는 배가 늘어간다.
복장을 다 갖춰입은 사이클 매니아들도 지나다닌다. 춥지도 않은지..
사이클 옷이 보온 효과는 없을터인디, 헬멧 또한 부상 방지 밖에 안될듯 싶은데..

나에게 비오는 날은 집에 쳐박혀서
먹을거리 배달시키고 만화책을 보거나 비디오를 보는 날인데,
밖으로 나다니는 사람들이 많을 줄은 몰랐다.
것도 일이 아닌 비 맞으며 레져를 즐기는 사람들이 이렇게도 많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