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리는 날의 일상..
북한산 둘레길을 가다.
지하철에는 주말이라 그런지 머리부터 발끝까지 차려입은 등산인들이 많다.
오늘은 단지 산행이 아닌 산책의 의미로 가는 것이라 평상시 복장인 청바지에 티를 입고 스포츠 샌들을 신었다.
수유역에서 친구를 만나니 비가 내린다. 날씨가 좀 수상하더니만,
우이동입구에서 시작했다. 우산을 쓰고 걷는 오르막은 꽤 힘들다.
등산복에 방수자켓만 입고 하는 우중산행은 꽤 좋은데, 평상복에 우산쓰고는 너무 힘든것 같다.
평일에도 등산객들이 아주 많더만, 비오는 날에도 사람들이 많다.
우리처럼 우산 쓰고 걷는 사람들, 그냥 비 맞으며 걷는 사람들, 색색깔의 우비를 입고 걷는 사람들..
이중에 가족이 다함께 산행하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다.
둘레길은 초행이지만, 북한산은 자주 왔었던 곳이다.
약간 길치가 있는 나의 산행은 무조건 앞사람만 따라 가는 것이다.
그렇기에 아무리 자주 갔었던 산이라 할지라도 길을 잘 모른다.
같이 간 친구는 산행에 대해서 조차 초짜다.
그런데 길을 알지 못해도 사람들이 너무 많기에 그냥 사람들이 가는 방향으로 따라 갔다.
비가 와서인지 산의 나무와 풀내음이 아주 진하게 다가와 너무 좋았다.
사람들을 따라가다보니 큰 길가가 나왔다. 도데체 어딜까해서 주변을 살펴보니 양주다.
우리처럼 처음 온 사람들이 많았나보다. 낯설은 표정들이 곳곳에 보인다.
길을 잘 아는 사람들은 길가로 걷던데, 그 사람들을 따라 더 걸어볼까 하다가
처음 와보는 낯설음에 그냥 버스를 타기로 하다.
정류장에는 단 두대의 버스(34/704)만이 있다. 익숙한 서울역 정류장이 보이는 버스를 탔다.
버스를 타고보니 광화문에도 가길래 광화문에 가기로 하다.
비가와서 그런지 버스타고 가는 내내 친구는 칼국수가 먹고싶다, 보쌈이 먹고싶다하며 생각나는 음식들을 말한다.
종각에서 내려 굴보쌈을 먹으러 가기로 하다.
따닥따닥 붙어있는 보쌈집 중 어디로 갈까하다가 그냥 중간집으로 들어가다.
굴보쌈 소를 시키니 바로바로 음식이 나온다.
둘이 먹기에 양이 정말 많다. 예전같으면 남길일 없는데, 보쌈고기를 반이나 남겨버리다.
그래도 맛있게 먹었다.
그리곤 인사동을 산책하면서 북한산에서 못 찍은 사진을 찍어대다.
그런데 인사동서 찍은 사진 컴에 옮기다가 다 날려먹다. 에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