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순간..


간만에 체육관에 갔다.
벼르고벼르고 갔는데.. 사물함 위에 올려놓은 신발 한짝이 없다.
사물함 뒤쪽으로 빠진 듯..
사물함을 빼려면 나사를 풀어야 하는 등 복잡하단다.
넘어가 있는 신발이 몇 켤레 있기때문에 한번 빼긴 해야는데, 연초에나 될 듯 싶단다.
아니 왜.. 신발이 올려 있는데, 남의 신발을 뒤로 밀어버리고 자신의 신발을 올려놓을까..

그래서..

반신욕을 했다.
따뜻하다 싶은 정도의 물에 한 35분 앉아있었다.
그리곤 샤워기로 가서 물을 트는데, 
앞이 깜깜해지고 어지럽고 눈 앞이 핑핑 돌아서, 샤워기를 붙들고 한참을 있어야 했다.
그 순간에는 - 이렇게 해서 사람이 죽을 수도 있겠구나 -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한순간이란 생각.. - 죽는구나 -를 떠올리는 건

뜨겁지도 않은 따뜻한 물에 앉아있을땐 좋기만 했었는데,
탕을 나와서 샤워기까지의 6걸음까지만 해도 괜찮았었는데,
한순간이다.
샤워기 앞에서 그러지 않았다면, 붙잡고 있을 것이 없었다면,

다분..........................